[사설]충북 보은에 구제역이 발생한 데 이어 전북 정읍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당국은 즉각 전국 모든 축산농가에 일시 이동중지명령을 발동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단위의 이동중지 명령이 발동된 적은 있으나, 구제역 방역조치의 하나로 전국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의 이동중지명령 발동으로 구제역 확진 및 의심 신고가 들어온 충북과 전북도 내의 소·돼지 등 살아있는 모든 우제류 가축의 반출이 7일간 금지된다. 이같은 정부당국의 신속한 후속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축산농사들은 구제역 사태가 언제 끝날지 벌써부터 불안하다. AI사태로 3천만마리가 넘는 조류가 매몰되는 최악의 참사가 아직도 눈 앞에 어른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숨과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당국은 두 번의 실패를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AI 사태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조치를 하지 못한 결과가 얼마나 참담하고 그 후유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경험했다. 불과 얼마전의 일이고 그 후유증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AI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은 무엇보다 정부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당시 정부당국은 초기에 관행적으로 방역 강화 주문과 2회의 일시이동중지 명령만을 내리는 등 소극적인 대처에 그쳤다. 말 그대로 철새 탓만 하다가 AI 조기차단에 필요한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정부당국은 AI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구제역 사태 해결에 특단의 모든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 제2의 AI사태만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직시하고 최선의 다해주길 촉구한다.

무엇보다 초기에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하다. 정부당국은 구제역 발생 시 대처 매뉴얼에 따라 소, 돼지 등 우제류의 전면이동금지는 물론 농장 관련 종사자들과 축산차량의 운행 중단 등 세부적인 사항도 철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데일리시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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