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시사닷컴]양손에 ‘은행장 3연임’과 ‘지주 회장 도전’이라는 꽃놀이패를 쥐어 “잘나간다”는 소리를 듣던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직원의 억대 ‘횡령’ 사건이란 돌발 악재에 직면했다.

최근 부산의 한 지점 직원이 시재금 2억여원을 횡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게 화근이 됐다.

우리은행 ‘614억원 횡령 사태’ 등 금융회사 직원의 일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에서도 2억원 횡령 사건이 터진 것이다.

은행측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더구나 신한은행은 최근 금감원 지도에 따라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자체 점검을 마쳤는데도 횡령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정권 교체기에 사건이 터진 점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새정부도 금융사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해 금융권의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진 은행장의 입지도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다.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정권 초 ‘정부 눈치 보기’까지 더해져 이번 사건이 주는 부담이 결코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 차기 회장 경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진 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 회장으로 거론되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벌써 내부 경쟁이 시작됐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를 빗대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임진왜란’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이다. 임 사장과 진 행장의 성(姓)인 ‘임’과 ‘진’을 따 만들어진 내부 신조어다

두 차례 연임에 성공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이 3~4차례 연임한 사례가 있지만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라는 분위기를 감안한 행보이다.

일각에서는 “이런 민감한 시기에 터진 억대 횡령 사건은 진 은행장의 연임 및 회장 도전 가능성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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