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AI 인체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당국은 사람에게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감염된 고양이의 호흡기 분비물에 접촉한 수의사 1명이 H7N2 AI에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비록 미미한 증상을 보인 후 정상 회복되었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때문에 ‘고양이로부터 사람으로 전이된 적이 없다’는 식의 안이한 사고는 위험하다.

정부당국은 아울러 축산 농가 및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하고, 야생조류․가금류․고양이 등 사체는 접촉하지 말고 손을 자주, 30초 이상 씻으라고 권고했다. 또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는 것을 피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마스크를 쓰고, 기침, 재채기를 할 경우는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라는 기본수칙도 발표했다.

AI 인체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메르스 사태에 준하는 대응 태세와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김현권 의원은 “조류에서 포유류로 AI 감염이 전이되는 일은 바이러스 밀도가 높아져 자연상태에서 접촉 빈도 수가 늘어난 데에 따른 것으로, 그만큼 인체 감염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금까지 가축방역 시스템과 별도로 인체감염 차단을 위한 단호하고 선제적인 조치들이 요구했다. 무엇보다 고양이에게서 AI가 발병했다는 것은 AI가 조류에서 포유류로 넘어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지난해 메르스 발병 당시와 같은 수준의 방역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고양이 AI감염은 인체 감염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 당국은 현재 상황을 매우 위급한 상태로 인식해야 한다. 중국에서 16명의 인체감염 사례가 있었고 그중에 10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방역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정부당국은 직시해 ‘제2의 메르스 사태’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촉구한다.

학계에서는 A형 독감 감염자수 마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인체를 숙주로 한 신종 독감 출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AI의 인체감염이 현실화하면 과거 메르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은 명확하다. 정부당국은 조류독감이 포유류를 거쳐 사람에 까지 건너 오면 전파력, 치사율, 독성 등 모든 면에서 메르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는 지적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데일리시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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