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이제 특검의 엄중한 수사로 ‘삼성뇌물죄’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시론]특검이 마침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목앞까지 칼날을 들이댔다. 특검이 삼성의 2인자인 최지성과 삼성콘트롤 타워의 핵심인 장충기 사장을 동시에 소환하면서 특검 주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소환은 이제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21일 특검 사무실 현판을 거는 첫 날 국민연금과 복지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비상식적인 의결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특검이 첫 수사로 삼성뇌물죄를 정조준한 것이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흡수합병 계약 당시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던 회사 두 곳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 찬성의결을 내린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 합병으로 5900억원 상당의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산정됐다.

삼성그룹은 최순실씨 모녀를 부당지원하는 대가로 이러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씨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이 낸 774억원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원을 출연했으며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35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186억여원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특검도 공식 출범 이전부터 삼성뇌물죄을 밝혀내는 게 박영수 특검팀의 승부수가 될 것이라고 판단해왔다. 이제 삼성뇌물죄를 밝히기 위한 최종 정점인 이재용 부회장만 남았다.

물론 삼성측도 “강요에 의한 출연”이라며 강력한 방패를 앞세우고 있다.

지금 특검은 숱한 의혹의 핵심인 ‘삼성뇌물죄’를 밝혀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국민적 성원을 받고 있는 그많은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과 한국 제1의 기업인 삼성 오너가 뇌물을 주고 받으며 국민 노후자금을 축냈다는 의혹을 풀어내지 못한다면 지금까지의 수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범죄에 대해 혐의만 갖고 예단을 한다는 것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삼성뇌물죄에 대한 특검의 추상같은 수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4년 동안 삼성 간의 공식·비공식 접촉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특검은 이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출국금지 조치한 상황에서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을 동시 소환한 것이다.

박영수 특검은 현판식에서 “국민의 뜻을 잘 읽고 법과 원칙에 따라서 한쪽에 치우침 없이 올바른 수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그 약속을 이제 지킬 때가 된 것 같다.

특검은 삼성뇌물죄를 반드시 입증해 삼성 최고 책임자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법의 엄중함을 보여줘 다시는 대한민국에 재벌과 권력간의 정경유착을 끊어내줘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 특검의 엄중한 수사로 ‘삼성뇌물죄’라는 판도라 상자가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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