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기업 총수가 특검에 소환되는 참담한 모습 더이상 없어야

[시론]마침내 대한민국 제일 기업인 삼성의 총수가 특검에 소환됐다. 그것도 범죄혐의를 받고있는 ‘피의자’ 신분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삼성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상상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것이다.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오늘 아침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면서 “국민께 송구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적 기업의 총수가 특검에 소환되는 모습이 전세계에 방송된 것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참담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과 검은 거래를 한 피의자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재벌총수들이 권력과 뒷거래를 하면서 온갖 이권과 이익을 챙겨왔다는 의혹이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소환으로 점차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특검에 의해 밝혀진 ‘삼성뇌물죄 정황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우선 삼성그룹은 최순실씨 모녀를 부당지원하는 대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라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흡수합병 계약 당시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던 회사 두 곳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합병 찬성의결을 내린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 합병으로 5900억원 상당의 평가 손실을 입은 것으로 산정됐다.

삼성그룹은 최씨가 실소유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이 낸 774억원 중 가장 많은 액수인 204억원을 출연했으며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 전신)에 35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삼성그룹은 2020년까지 186억여원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물론 삼성측도 “강요에 의한 출연”이라며 강력한 방패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공개적인 특검 소환은 더 이상 삼성이 피해자가 아닌 뇌물죄의 공범이라는 점을 암시해준다.

삼성이 지금까지 주장하고 있는 “대가성이 없다”, “뇌물이 아니다”라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심지어 2015년 메르스 감염의 온상이자 확산의 주범이었던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분도 뇌물에 따른 대가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물론이고 최태원 SK회장의 광복절 특사, 최재원 부회장의 가석방도 대통령과의 거래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권력과 재벌 간의 뒷거래가 일상적으로 이뤄졌음이 분명해지고 있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을 계기로 대통령과 재벌기업들이 한 검은 거래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 다시는 권력과 재벌의 유착을 없도록 해주길 기대한다. 다시는 대한민국의 세계적 기업 총수가 검찰에 소환되는 참담한 광경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데일리시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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