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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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시사닷컴]미국 국방부와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는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네덜란드 업체와 첨단 반도체 생산 장비 구매 계약을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정부도 자국 반도체 설비·재료 업체들이 SMIC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여러 건의 수출 승인을 내준 것으로 전해지면서 SMIC를 대상으로 한 제재가 일부 약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로이터 통신과 중국 매체 지웨이왕(集微網) 따르면 SMIC는 전날 늦은 오후 낸 성명을 내고 2020년 12월 31일 끝날 예정이던 네덜란드 ASML과의 대량 반도체 장비 공급 계약을 2021년 말까지로 1년 더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MIC는 최근 1년간 ASML에서 공급받은 장비 가격이 총 12억 달러(약 1조3천500억 원)에 달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이번 연장 계약은 작년 12월 미국 상무부가 중국군과의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SMIC를 수출 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린 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SIMC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나노공정의 필수장비로 여기는 첨단 노광장치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네덜란드 기업인 ASML 연장 계약으로 당장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중국의 '반도체 자급' 중심에 있는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기업임에도 현재는 14㎚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기술력은 아직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나 한국 삼성전자의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ASML 측은 SMIC에 공급하는 것이 최첨단인 EUV 공정 노광 장비가 아니라 이보다는 좀 더 구형인 DUV(심자외선·deep ultraviolet lithography) 공정 노광 장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ASML이 SMIC와 계약을 연장한 것은 미국에는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반도체 기업 임원은 로이터 통신에 "이는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NSCAI)의 권고에 정면으로 타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이 이슈(SMIC 제재)와 관련해 동맹들 사이에 얼마나 차이가 큰 것인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근 NSCAI가 낸 보고서에도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일본과 협력해 중국에 핵심 반도체 장비 수출 허가가 이뤄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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