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경영체제’ 전통이라지만 실적 부진에 사법리스크까지..난제 직면
"그룹총수 후계자로서 경영능력 보여줘야"...하지만 상황 녹록치 않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LS그룹 제공=연합뉴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LS그룹 제공=연합뉴스]

[데일리시사닷컴]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일부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LS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LS는 지난 29일 LS용산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자은 회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구자은 회장은 LS그룹 차기 총수 자리를 승계하는 유력한 발판을 구축했다는 게 재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LS그룹은 그동안 '사촌 경영 체제'를 이어왔다는 점에서 다음 차례는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라는 게 사실상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재계에서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최근 한국무역협회장을 맡으면서 구자은 회장의 차기 그룹 회장 하마평이 좀 빠르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는 해석이다.

그동안 구자은 회장은 차기 총수 자리를 승계받기위한 행보를 해왔다. 2018년그룹의 지주사인 ㈜LS 사내이사도 맡은 이후 2019년에는 ㈜LS의 미래혁신단장을 맡아 그룹의 미래를 지휘하는 모습을 보였다.

때문에 ‘사촌경영체제’라는 LS그룹 경영상 구자은 회장이 차기 그룹 경영권을 물려 받는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구자은 회장의 현재 상황은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맡고 있는 LS엠트론이 3년째 적자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실적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구자은 회장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과 함께  LS글로벌에 21조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다. 

결국 구자은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제대로 승계 받기위해서는 사법 리스크 부담을 털어내고 그룹 총수로서의 경영 능력을 보여줘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구자은 회장이 이끄는 LS엠트론의 실적을 끌어올릴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이다. 

LS엠트론의 가장 뼈아픈 실수는 지난 2017년 LS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박·박막 사업부를 사모펀드 KKR에 3000억원에 매각한 것이다.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 제작에 쓰이는 막으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수요가 급증했다.

결국 LS엠트론은 불과 2~3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알짜배기 사업을 매각해 미래 먹거리를 스스로 차버린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LS엠트론은 동박·박막 사업 매각 이후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박·박막사업 매각으로 LS엠트론의 미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지배구조연구소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의 ㈜LS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기업가치훼손경력‘이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숱한 난제을 안고 있는 구자은 회장이 차기 LS그룹 총수라는 자리와 그룹 경영권을 어떻게 승계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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