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총리실 “계약과 달리 엔진 출력 낮아...수입 과정에 부정부패 의심”
현지 여론 부정적...현대로템 향후 사업에도 악영향 미칠 듯

[데일리시사닷컴]현대로템(대표이사 이용배)이 방글라데시에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철도 부정부패’ 의혹에 휩싸이며 도마위에 올랐다.

의혹의 핵심은 현대로템이 기관차를 방글라데시에 수출하면서 구매계약과 달리 저품질 엔진을 공급했는데도 수입이 허용됐으며 이 과정에서 철도청 고위직이 관여됐다는 내용이다.

12일 칼레르칸토닷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총리실은 구매계약과 다른 엔진이 탑재된 기관차 수입을 결정한 전 철도청장에 대해 부정부패 혐의 조사를 명령했다. 

총리실 보고서는 “현대로템의 기관차(엔진) 구매 과정에 부패와 불규칙성의 증거가 있다”고 적시했다.

“계약과 달리 엔진 출력 낮아...기관차 수입 과정에서 부정부패 의심”

매체는 “당시 구매계약에 따르면 기관차 엔진은 3천 마력 엔진을 제공해야했지만 실제로는 2천 마력 엔진이 공급됐다. 게다가 프로젝트 디렉터가 엔진의 채택과 비용 지불을 반대했는데도 구매계약금액의 90%가 지급됐다”며 현대로템 기관차 수입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현대로템의 기관차 부정부패 논란은 2018년 5월 현대로템이 방글라데시 철도청으로부터 410억원 규모 디젤전기기관차 10량을 수주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현대로템은 창원공장에서 기관차를 제작해 지난 2020년 납품했다. 

현대로템은 기관차의 핵심 부품인 미국산 엔진을 2020년 7월 25일 먼저 방글라데시 치타공항구로 보냈다. 문제는 해당 엔진이 제품 수출에 필요한 '선적 전 검사(PSI)' 없이 선적됐다는 점이다. PSI 없이 보낸 물품은 수입이 거절될 수 있다. 

이때 중국 인증회사인 중국검험인증그룹(CCIC)이 끼어들었다. 2020년 8월 12일 CCIC는 규정을 어기고 기관차 엔진에 2개의 PSI 인증서를 발급했다. 그달 31일 기관차 엔진이 치타공항구에 도착하자, 담당자는 엔진을 검사하지도 않고 그대로 하역했다. 

하지만 시험 운전에서 기관차 엔진의 출력이 문제가 됐다. 계약과 다른 엔진이 공급된 것이다. 당초 3천마력이었던 TA-12 모델 대신 2천마력의 TA-9 엔진이 기관차에 탑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조사 보고서는 “출하 전 PSI 인증서 발급 불가, CCIC에서 당일 두 가지 유형의 PSI 인증서 발급, 당초 주문에 대한 엔진 시운전 및 채택을 위한 장비 공급 불능 등은 부패의 혐의로 추정 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방글라데시 총리실,“현대로템 저품질 부품 엔진 연결,비밀 유지”

특히 보고서는 “CCIC와 현대로템은 저품질 부품을 엔진에 연결하는 것을 비밀로 유지했다”고 폭로했다.

매체는 “기관차 엔진 비리는 방글라데시의 전 철도청장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 총리실은 비리 관련 혐의자에 대한 고발과 재판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부정부패 의혹이 커지면서 현대로템에 대한 방글라데시 현지 여론은 싸늘하다. 언론들이 앞다퉈 철도 부정부패 의혹을 제기하면서 현대로템에 대한 반응도 부정적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방글라데시에서 진행중인 현대로템의 다른 사업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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