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더모아카드’ 등 요금 5999원 분할결제 폐지 검토
카드사, 앞다퉈 혜택 쏟아내고 일방 중단..소비자 ‘분통’
신한 “취약계층 등 상황 고려한 제도..고객 피해 최소화 조치

[사진=연합]
[사진=연합]

[데일리시사닷컴] 회사원 윤영희(47)씨는 몆년전 신용카드를 하나를 발급받았다. 신용카드 혜택을 활용하면 짜투리 돈을 최대한 많이 적립할 수 있다는 카드사의 설명에 새로운 카드 하나를 장만했다. 윤씨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통신비 같은 공과금이나 관리비 등을 결제하면서 꼬박꼬박 포인트를 적립해왔다. 그런데 카드사에서 조만간 이같은 분할결제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듣고 황당해 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쪼개서 결제하고 캐시백(물건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돈을 적립해 주는 제도) 혜택이 주어지는 분할 결제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혜택을 제한하겠다는 카드사가 등장해 도마에 올랐다. 바로 신한카드사다. 해당 카드사 측은 “취약계층을 고려한 당초의 좋은 취지의 제도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악용되고 있다”며 분할 결제를 제한하겠다고 나섰다. 반면 소비자들은 이같은 방침이 성급한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오는 7월1일부터 모든 개인 신용카드에 대해 분할결제를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통신비, 도시가스 요금 등 월별 이용건에 대해 1건으로 결제돼야할 청구금액을 월 1회만 결제하도록 제한했다. 또한 같은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를 여러장 사용하는 방식의 분할결제도 없어진다. 이에 따라 혜택이 막히는 대표적 카드는 신한카드의 ‘더모아' 카드다. 더모아 카드는 전 가맹점에서 5000원 이상 결제시 1000원 미만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대표적인 ‘알짜카드’로 꼽혀왔다. 예를 들어 총 결제금액을 5999원씩 나눠서 내면 회당 999원을 적립해줘 최대 16%의 혜택을 볼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보통 신용카드들이 내세우는 혜택의 경우 적용 범위나 조건을 지엽적이고 까다롭게 지정하면서 월 최소 전월실적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용할 때 상당히 신경 써야만 평균 1~2% 가량의 혜택을 볼 수 있게 시스템을 구축해 두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신한 더모아카드는 최소 전월실적 30만원만 채우면 업종에 제한 없이 오직 회차별 결제금액의 잔돈 액수에 따라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이같은 조건이다보니 해당 카드는 지난 2020년 출시되자 마자 '짠테크족'들의 입소문을 타 순식간에 발행량이 급증했으며 여기에 이상 기류를 감지한 신한카드사가 결국 지난 2021년 12월 단종시킨 바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 가맹점 표준약관 제5조 제5항에 따라 '1매의 매출전표로 처리해야 할 거래를 거래일자를 변경하거나 거래대금을 분할하는 등의 방법으로 2매 이상의 매출전표로 처리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들고 나왔다. 이 규정에 따라 비정상 거래가 지속될 경우 가맹점 약관에 의거해 거래정지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고객들도 신한카드로 통신요금을 결제하지 못하거나 도시가스요금을 못 내게 된다는 논리다.

문제는 신한카드의 약관 적용 시점이다. 과거에도 버젓이 있던 약관을 지금에 와서 저촉요건으로 적용해 소비자 혜택을 없애려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윤영희씨는 “왜 하필 분할결제를 이 시점에 중지하냐”면서 “그것도 통신비와 도시가스비를 콕 집어서 언급했을지 의아하다”고 토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한카드 분할결제 제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만이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불매 운동을 펼치겠다’, ‘취약계층을 위해 만든건데 저렇게 악용하면 정작 혜택 필요한 사람만 또 혜택이 줄어 들겠네요’. ‘카드 그렇게 만들어놓고 사용자를 도둑* 취급하는 카드사’, 금감원에 민원을 넣자”라는 등 이번 사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통신·도시가스요금 등의 분할결제는 취약계층 등의 상황을 고려해 요금을 나눠서 내도록 한 제도인데 취지에 어긋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선량한 고객들이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한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포인트 마케팅을 벌이면서도 정작 중요한 사실은 알려주지도 않고, 특히 회원 모집 할 때는 앞다퉈 혜택을 쏟아내고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등 자신들에게 유리한 식으로 약관을 해석하는 카드사들의 ‘아전인수식’ 행태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시사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