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이치씨, 쌓여가는 벌점에 개미 투자자 `곡소리'
거래소 “당사 공시위반제재금 미납에 가중벌점 부과”
피에이치씨 “시니어케어 사업 진출, 분위기 반전 모색”

피에이치씨 CI. (사진=피에이치씨)
피에이치씨 CI. (사진=피에이치씨)

[데일리시사닷컴] 최근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가운데 불성실 공시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들이 잇달아 나오며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진단키트 의료제조업체인 PHC(피에이치씨)가 공시위반 제재금까지 미납해 가중 벌점을 받게 되면서 상장페지 기로에 놓이자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거세다.

29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27일 피에이치씨에 대해 공시위반제재금 미납에 따라 가중벌점을 부과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피에이치씨는 지난 5월 18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벌점 13.5점 및 공시위반 제재금(추가부과) 5400만원을 부과받았으나 납부기한인 이달 16일 내 제재금을 미납했다”며 “이후 이날까지 납부할 것을 최고했지만 기한내에도 제재금을 미납함에 따라 가중벌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가중벌점은 16.2점으로 28일 부과됐다. 이에 따라 피에치씨의 누적 벌점은 39.7점으로 늘어나게 됐다.

불성실 공시로 누적 벌점이 1년간 15점을 넘으면 거래가 정지된다. 또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절차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누적 벌점이 높은 기업은 언제든 퇴출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8년 4월 코스닥 상장사가 최근 1년간 누적벌점이 15점 이상인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퇴출규정을 강화한 바 있다. 코스닥의 상장 문턱을 낮추는 대신 불량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퇴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에도 최근 피에이치씨 같은 불성실공시 법인의 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피에이치씨는 지난해 3월 2021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회사측은 "회계법인과 단순 의견 차이를 보였다"며 시일 내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올 3월에도 2022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에서도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회사는 계속된 악재로 상장폐지 사유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올해 들어 주가조작 혐의와 배임 횡령 혐의와 부회장과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들이 줄줄이 구속기소 됐다. 또 수 차례 공시 위반 행위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원성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같은 상황속에 회사 측은 지난 4월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2년 1월께 피에이치씨의 계열회사인 필로시스가 식약처로부터 신속항원진단키트 조건부 허가 등의 호재로 인해 주가가 크게 오르며 투자자들에게 주목을 끌었다. 2020년 당시 피에이치씨의 주가는 6개월 만에 775원에서 9140원까지 1079%가 급등했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못했다. 최고점을 찍은 뒤 두달 만에 주가는 다시 1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피에이치씨 내부사정도 잡음이 많다. 지난해 하반기 경영진들의 불법 행위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 허위 자료를 배포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와 수 백 억대 배임 횡령 혐의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 4명이 지난 1월 구속 기소됐으며 연이어 부회장도 같은 혐의로 추가로 구속 기소됐다. 경영진들이 회사가 지난해 3월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려 거래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소액주주들에게 합계 약 2696억여원 상당의 손해 위험을 발생시킨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지난 1998년 5월 설립된 피에이치씨는 2003년 12월 코스탁 시장에 상장했다. 주력사업으로는 의류 및 잡화 등의 유통사업, 천연물질 및 인공관절 등의 바이오 사업, 부동산 임대업 등이다. 보유 중인 종속기업으로는 필로메디와 필로파마가 있다. 바이오센서, 자가혈당 측정기 등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스마트케이존 및 방문간호사 사업 등을 통해 바이오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에이치씨는 시니어케어 사업에 진출하며 분위기 반전을 모색 중이다. 피에이치씨는 최근 노인주간보호 사업과 노인복지 사업, 주야간 보호 및 단기보호 사업, 요양, 목욕, 간호사 사업 등 시니어케어 서비스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주식거래 정지에 주가조작 혐의와 배임 횡령 혐의가 드러나고 수 차례 공시 위반 행위로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피에이치씨가 이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혼란한 정세를 회복하는 카드로 작용할지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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