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캐피탈, 저축은행 등 부동산 PF 비중 커...잠재부실 여신 심화
저축은행, 캐피탈로 주력사업 재편 와중 부실 리스크...그룹 ‘비상등’

OK금융그룹 CI.
OK금융그룹 CI.

[데일리시사닷컴] 소비자금융업으로 시작, 지난해 ‘대규모 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대기업 반열에 오른 OK금융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OK금융그룹이 최근 대부업 청산에 속도를 내면서 종합금융회사에 한 발 더 성큼 다가선 가운데 저축은행과 캐피탈로 주력사업이 재편됐다. 하지만 OK캐피탈이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으로 부실 우려 등이 동시에 닥치면서 이에 따른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재차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OK캐피탈이 올들어 공시한 부실채권 규모가 1960억원으로 파악됐다. 최근 공시된 자기자본 대비 부실대출 비율은 무려 23.68%에 달한다. 또 올 1분기 23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총 대출채권 규모는 3조612억원으로 나타났다.

OK캐피탈은 2021~2022년 공격적 영업에 나선 영향으로 재무건전성 지표는 올 들어 상당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잡히지 않았던 고정 여신이 627억원 신규로 잡혔다. 회수의문(441억원)과 추정손실(331억원)을 합한 1분기 고정이하 여신 규모는 1400억원으로, 작년말(877억원)에 비해 60%(523억원) 급증했다. 대출 연체액도 지난해 1492억원에서 지난 3월말 263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OK캐피탈의 자산 건전성에서 특히 우려가 되는 부분은 부실채권이 발생한 부동산 PF의 대부분이 브릿지여신이라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OK캐피탈은 3월 기준 부동산 담보대출 및 부동산 PF 내 브릿지여신 잔액은 1조 4000억원(전체 부동산금융자산 약 2조원)으로 자본 대비 151%에 달한다. 

2022년 9월 자본 대비 238%(약 1조 7000억원)에서 만기도래건 일부 회수 및 예스자산대부 합병으로 인한 자본 증대로 인해 자본 대비 부담이 감소했다. 하지만 분양경기 침체, 시공비 인상 등 비우호적 영업환경으로 인해 만기연장 사업장 비중이 높은 수준이며 절대 규모도 여전히 큰 편으로 판단된다.

OK캐피탈은 특히 부동산금융의 부실 발생으로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 3월 기준 연체율은 7.5%로 타 여전사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2021년말까지 연체율을 1% 이내로 관리했지만 주요 영업자산인 부동산금융 부실이 2022년 4분기부터 본격화되면서 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건당 취급규모가 약 150억원으로 신용집중위험이 높은 점, 부동산금융의 변제순위상 중, 후순위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도 건전성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신평 관계자는 “기존에 취급한 브릿지여신 등 부동산금융에서 추가 부실발생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한편 영업자산 축소의 영향으로 운용수익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며 “자산 회수 스케줄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현재 유동성 지표와 달리 유동성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대출 연체율이 6.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 가장 높은 연체율이다. 지난해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채권 잔액은 1조10억원이다. 이 가운데 연체액은 275억원으로, 연체율은 4.09%다. 

OK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부동산 PF 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OK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지난해 기준 134.15%로, 업계 평균 107.9%보다 높다는 게 우려다. 한기평은 OK저축은행에 대해 비우호적인 업황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개인 신용대출 규모가 커 자산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 시장에서는 그룹 사업의 중요한 축인 OK캐피탈의 위기가 심화될 경우 OK금융그룹 전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부업 철수 후 종합금융그룹으로의 재편을 추진 중인 OK금융에 대한 건전성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PF 관련 연체율이 빠르게 급증하는 등 자칫  OK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핵심 계열사가 무너지면 그룹 전체가 연쇄적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OK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의존도를 줄이는 한편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숙제에 놓였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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