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 “삼성물산, 총수 일가 지배력 제공용”...연합 인터뷰서 지적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철저하고 냉정한 검토 시급 강조

삼성물산, [사진=연합뉴스]
삼성물산,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시사닷컴] 삼성물산이 총수 일가에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같은 기업으로 묶일 필요가 없는 사업들로 구성됐다며 사업 구조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CLIM) ‘호세 가고’ 리서치헤드는 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삼성물산은 총수 일가에게 지배력을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동일한 기업으로 묶일 필요가 없는 분산된 사업과 상장 계열사 지분으로 이루어졌다”며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 철저하고 냉정한 검토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CLIM은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에 주주 서한을 보내 주주환원정책을 제고할 것을 촉구한 행동주의 펀드다. CLIM의 주장은 지나치게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로 삼성물산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그 피해가 주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완료된 2015년 9월 15일부터 2023년 10월 31일까지 회사의 주가 총수익률이 마이너스 25.3%로, 코스피보다 64%포인트 하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내재 가치 대비 주가 할인율은 66%를 넘었다는 것이 CLIM의 분석이라고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호세 가고 리서치헤드는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은 당장 채택될 수 있다”며 “상장 계열사로 받는 배당금의 60~70%만 삼성물산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여력은 충분하다”고 해당 매체에 설명했다.

CLIM이 제안한 배당 정책 이외에 주가를 높이기 위한 다른 전략은 뭐냐는 질문에 호세 가고 CLIM 리서치헤드는 “삼성물산이 주가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며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은 삼성물산이 채택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다. 하지만, 배당 개선이나 자사주 매입은 당장 채택될 수 있으며 주식의 시장 평가를 현저하게 향상할 잠재력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조치들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비해 낮게 거래되는 삼성물산의 주식 할인율을 해소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해당 매체 인터뷰에서 밝혔다.

또 배당 증가가 대주주인 이재용 회장과 가족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주게 될 것이라는 시각과 관련해 호세 가고 CLIM 리서치헤드는 “장기적인 약세로 고통을 받은 삼성물산의 모든 주주를 위해 더 높은 배당을 분배하는 것이 이치로 보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주주환원 정책의 경우 배당금 증액을 비롯해 장기적인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으로 구성돼야 한다. 이를 통해 주가는 현재의 높은 할인 수준에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해당 매체는 CLIM의 제안을 통해 궁극적으로 누가 이익을 보게 되는가란 질문에 대해 “삼성물산이 개선된 주주 환원 정책을 채택하는 경우 모든 주주가 동등하게 혜택을 받을 것”이라면서 “삼성그룹은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를 현저하게 개선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큰 기회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산업계 전반적으로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이는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부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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