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감소에도 사회공헌은 순익의 2~3%로 여전히 인색
SC제일 “지난해 회계결산 결과, 축적된 자본 여력 기반”

SC제일은행 본점. [사진=SC제일은행]
SC제일은행 본점. [사진=SC제일은행]

[데일리시사닷컴] SC제일은행이 해외 본사에 거액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고배당 논란이 불거졌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50∼70%대 배당금을 본국에 송금하기로 결정하는 등 벌어들인 금액 대부분을 해외 본사에 보내면서 ‘국부유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15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500억원 규모의 결산 배당을 의결했다. 배당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SC제일은행은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2000억원을 중간배당했다. 이는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잠정)인 3506억원의 약 71.31%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을 각각 본사에 배당한 바 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10% 넘게 줄었지만 배당금은 1.5배로 늘렸다.

지난 2022년 기준 SC제일은행의 사회공헌비 지출은 약 107억 원으로 순이익 대비 2.32%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지분율에 따른 배당을 지적할 수는 없지만 외국계 은행이 정작 국내 사회공헌 등에는 매우 인색하다는 점은 지적이 될 수있다는 시각이다.

SC제일은행이 최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하락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47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어 드는 등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와 가계대출 증가로 은행권 내 비용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SC제일은행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또한 자산건전성도 악화된 상태다. SC제일은행의 지난해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9%로 전년 대비 0.20%p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운영자금이 부족해 증자하면서도 배당을 꾸준히 진행하는 행보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회사 노조는 “SC그룹이 SC제일은행을 인수한 이후 15년간 배당으로만 2조6000억원을 수령했으며 해외용역 수수료 및 브랜드사용료 명목으로도 1조원 가량이 본사로 돌아갔다”며 고액 배당에 대해 날을 세웠다.

노조 측은 “이미 제일은행 인수금액 3조4000억원을 넘어선 금액이 SC그룹으로 흘러갔다”며 “이를 국부유출로 규정해 규탄하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시각에서”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운영자금이 부족해 채권을 발행하면서 증자하면서도 배당은 지속하고 있다”며 “감독기관의 배당 제한 고삐가 풀리기를 기다렸다는 듯 중간배당도 단행하면서 은행에 투자할 금액이 배당으로 빠져나가는 형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지속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능동적으로 대응, 자산 건전성은 여전히 건실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배당은 지난해 회계결산 결과와 축적된 자본 여력에 기반한 것으로 자본 효율성 향상, 국제결제은행 총자본비율 등 국제 및 국내 규제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배당은 회사 이익의 주주환원이라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이익을 예대마진을 통해 창출하는 금융회사에 있어서는 사회적 가치창출 없이 단순한 고배당만 한다는 것은 금융의 공공성 측면에서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SC제일은행은 적자가 난 지난 2014년, 2015년에도 배당을 했었고 2018년도에는 당기순이익이 2245억원 임에도 불구하고 6120억원을 배당하고 있다”며 “해외의 배당정책이 우리나라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서 국부유출 논란과 각 은행의 재무건정성 우려가 해소되고 기업의 배당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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